[책] 공정하다는 착각 리뷰

paqa 2021. 7. 5. 00:05

  원제: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베스트 셀러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진보 성향을 지닌 책이다. 번역 자체는 비문도 약간 있고, 읽기 불편한 부분이 있기는 했는데, 전반적으로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비판할 내용

"자본가들의 불공정행위가 대두되고 있다. 기부금을 통한 명문대 입학, 성적 조작 등을 보면 말이다. 저자는 "능력주의=공정" 이라는 공식이 유효한지 질문을 던진다."

=> 이런 질문에 실효성 자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세상이 불공정하다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전제이고, 중요한 것은 "그나마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고 생각한다. 능력주의가 비교적 이 시스템을 잘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부를 거머지지 않은 이들에게도 똑같은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기회를 주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능력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균형이동을 통해 그러한 답을 찾아간다.

 

 

135pg : “능력주의가 주어진 현실을 묘사하는 것이라면 패배자는 스스로를 비난하도록 요구받게 된다.”

=> 애초에 인생이라는 게 승리자와 패배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나눠진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누군가가 보기에 성공한 사람도, 더 성공한 사람을 보며 자신의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이 스스로 비난받도록 요구받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느끼고 일시적으로 열등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은 결국 자신의 성장에 있어 양분이 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하다고 스스로 비난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요구당할 필요도 없다. 문제점을 알았으면 해결책을 찾고 실천하면 된다. 진짜 문제는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는 것 아닐까?

 

 

213pg : 오바마가 “성공한 사람은 동료 시민에게 빚이 있다”라고 했다.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동의한다. 성공이라는 것은 운이 어느 정도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운조차도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정도의 노력을 하지도 않기에 애초에 비판 자체를 할 자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성공한 사람은 스스로 겸손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코넌트는 세습적 엘리트 체제를 뒤집어엎고 능력주의적 체제로 대체하려고 했다.”

=>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의 (부의)수저를 바꾸는 이동성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러한 경향성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더욱 커지고 있다. 

 

 

336pg : “금융공학이란 경제를 보다 생산적이게 하는 일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 뭐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금융 공부만 한다면 어쩌면 나라가 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히려 세계 금융시장에서 돈을 쓸어 담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런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본주의는 역사상 기존의 여러 체제 중에서 그나마 가장 잘 작동했다. 그리고 그러한 금융공학이 발전해야 주식시장이 좀 더 세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된다. 그러한 장점을 고려한다면 월가를 실질적 가치 창출도 없이 돈을 쓸어 담는 이기적인 조직이라고 얘기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물론 다른 직업군에 비해 집단적인 이기성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정부에 비판할 것이 있다고 해서 무정부주의를 외칠 수는 없지 않은가. 대안 없는 비난은 하지 못하니만 못한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단어들

*기술관료제 : 과학적 기술과 지식을 가진 사람, 즉 기술관료들이 관리하는 사회 체제. 기계화되고 조직화된 효율적인 사회구조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나, 소외된 인간은 고독감과 비인간화를 느낄 수도 있다.

*안티테제 : 반대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