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글쓰기 2일차] 고등학교 친구들의 페북을 염탐하다.

paqa 2021. 8. 11. 01:44

(참고로, 이 글은 단순히 추억에 잠겨있는 개인적인 감정을 정리하고자 쓴 글입니다.)

 

 

  오늘은 오후에 시간이 조금 남아서 과고 때 친구들을 검색해서 과거 페북 게시글을 조금 봤다. 한 명씩 요즘에는 뭐하고 사는지 궁금해서 찾아본 거였는데, 어쩌다보니 몇 시간이 지나가 있었고, 고등학교 때 내용까지 보고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SNS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것이 대학 입학 직전에 고등학교 동기 얘들이 SNS를 정말 많이 했구나 하는 사실이었다. 나는 당시에 페북도 안하고, 소수의 친한 친구들과만 놀았다. 그래서 당시에 인싸들이 온라인 상의 공개된 장소에서 연락한다는 사실에 관심도 없었고,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당시에 나는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데에는 큰 흥미가 없었다. 물론 친한 애들과는 친하게 지냈지만,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중3때 과고 합격소식을 듣고, 롤에 빠져 살다보니 과고 첫 시험 성적이 개판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내가 롤을 하는 동안 학원에서 선행을 하면서 스노우볼링을 준비했는데 말이다. 뭐 열심히 해서 고등학교 졸업전까지 성적을 올리기는 했는데, 사회성을 포기하고 스스로를 갈아넣다보니 별로 행복하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찐따같았다. 나보다 잘하는 학생에게는 열등감을 느끼고, 못하는 학생에게는 무관심했으니 말이다. 진짜 성적을 올리는 목표만을 가진 로봇같은 삶을 추구하는 아이였다. 

 

 

  그 당시에 좀 더 즐겼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랬다면 지금의 나도 좀 더 사회적인 사람이었을 것이고, 과고 생활도 좀 더 즐거웠지 않았을까?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팀워크란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하면서 살면 좋았을텐데… 그랬다면 지금보다 즐겁게 떠들 수 있는 친구들도 많았을 것이다. 성적 면에서도 오히려 스트레스가 줄어들다 보니 결과도 더 좋았을 것 같다. 당시에 눈 앞의 이득에 집착하여 잘못된 선택을 하였던 나를 돌아보게 된다. 물론 당시에는 충분히 그럴 만 했다. 중요한 것은 이제서 라도 그릇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아무쪼록 가끔씩 이렇게 과거의 SNS를 보면서 추억에 잠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 느끼는 감정은 정말 미묘해서 설명하기 어렵다. 지금 삶에 대한 슬픔인지, 잘나가는 친구들로 부터 받는 자극인지, 찌질했던 과거에 대한 후회인지 말이다. 무엇이 되었든 확실한 것은 앞으로의 나는 더이상 찌질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점이다. 그런 삶을 꿈꾸고 가꿔보도록 하자.